이 책은 자메이카에서 밥 말리 암살 미수사건과 관련하여 자메이카에서 일어난 극심한 사회적 혼란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저자는 자메이카에서 자라고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이자 교수이다. 자메이카는 카리브 해안에 위치하고 있는 나라로써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과거에서부터 설탕 삼각무역의 중심지였고, 노예제를 바탕으로 한 흑인 착취가 있었던 곳이다. 현재에도 경제권은 대부분 소수의 백인들이 지배하고 있고, 흑인들은 빈민가에서 기본권마저 보호받지 못한채 살고 있다. 마르케스로 대표되는 중남미 작가들이 흔히 쓰는 마술적 리얼리즘을 기초로 해서 이 책이 쓰여졌다면 훨씬 내용이 재미있고 잘 읽혔을 것이다. 밥 말리로 대표되는 레게 문화, 자유, 평등, 사랑 등 히피 문화와도 잘 어울렸을 것이고... 하지만 작가는 밑바닥 인생의 삶을 건조하고 사실적인 문체 (사실 대부분은 욕으로 되어있다)는 사실적이다 못해서 기분나쁘고 우울하다. <대부>로 대표되는 잔인하지만 장엄한 느낌도, <트레인스포팅>에서 보이는 가볍고 경쾌한 느낌도 사라졌다. 오직 끝없는 폭력, 살인, 강간, 협박, 욕이 난무하는 저 밑바닥 인생들을 보고 있자면 우리가 그동안 영화에서 봤던 것은 하나의 착각이 아닐까 싶다. 작가는 이러한 내용속에서도 밥 말리에 대한 곡, 그 때 유행했던 드라마, 영화, 팝송을 언급하며 그 시대를 내밀하게 묘사한다.
78번 거절당했던 소설가, 영미권 최고 문학상 맨부커상 받다!토의 시작 2시간 만에 만장일치로 수상작 결정!맨부커상 46년 역사상 가장 뛰어난 형식실험 75명의 등장인물, 13명의 내레이터폭발할 듯한 에너지와 매혹적 섬세함의 공존압도하는 구술 서사의 대향연 역사는 사건 중심으로 서술된다. 그 서술엔 사건 발생 일시日時가 있고, 그에 연루된 인물들이 있다. 숫자와 인물. 극도로 추상화된 개념으로 정리되어 남는다. 때문에 역사의 시선에서 보면, 사건은 필연적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재는 이와 다르다. 사건은 실체가 없다. 사건을 겪어내는 인물들이 있을 뿐이다. 인물은, 그러니까 우리는 각자의 복잡하고도 불가해한 삶을 꾸려가는 가운데 사건을 맞닥뜨리는 것뿐이다. 많은 이들의 삶이 특정 시점에 겹겹이 교차되고 수렴되는 지점이 사건이고, 그래서 현실과 삶의 시선으로 보면 사건은 필연보다 우연의 성격이 짙다. 일곱 건의 살인에 대한 간략한 역사 는 이러한 맥락으로 봤을 때 ‘밥 말리 살해 기도’라는 1976년 12월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되 인물 중심, 즉 삶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었다. 총 13명의 화자가 일곱 건의 살인과 연루된 자신의 삶을, 그 사건이 지나고 나서도 기어이 이어지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형식이다. 작가는 오롯이 화자의 발화만으로 소설을 엮었다. 독자들은 화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연과 우연이 만나 어떻게 필연과 역사를 만들어내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일곱 건의 살인에 대한 간략한 역사 는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976년 12월 2일, 사건이 있기 하루 전의 일이 소개되는 1부, ‘밥 말리 살해 기도’사건 당일인 1976년 12월 3일을 다룬 2부, 그로부터 3년 뒤인 1979년을 배경으로 한 3부, 9년 후인 4부, 5부에선 15년 후인 1991년을 사는 인물들을 담았다. 인물들은 ‘사건 발생’의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살고 있다. 그건 우리의 삶이 굴러가는 방식이고 존재하는 방식이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다.